철강산업13 탄소중립 시대, 전기로 전환의 비용과 과제 포스코가 6000억 원을 들여 광양제철소에 전기로를 짓고, 현대제철이 미국에 8조 원대 전기로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연일 나옵니다. 탄소중립이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된 지금, 철강업계가 고로에서 전기로로 전환하는 건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는 "전기료 때문에 버튼 누르기가 망설여진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저희 제철소도 10년 전 미니밀 라인을 운영했다가 결국 철거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의 전기로 확대가 과연 순탄할지 의문이 듭니다.스크랩 경쟁, 이미 시작됐습니다전기로는 철광석 대신 고철 스크랩을 녹여 철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고로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코크스라는 탄소기반의 환원제를 사용합니다. 이때 CO2는 당연히 발생합니다. 반면 전기로는 .. 2026. 2. 27.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전략: 수소환원제철과 CCUS의 현실 철강 1톤을 만들면 이산화탄소가 1.89톤 나옵니다. 철보다 탄소가 더 많이 배출되는 구조입니다. 전 세계 산업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25%가 철강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저는 세계 최대 규모 일관제철소에서 근무하면서 이 문제를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더러운 철강"이라는 표현을 썼을 때, 업계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중국산 철강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사실 철강 산업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였습니다. 철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이산화탄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철강과 이산화탄소 발생철광석은 자연 상태에서 산화철 형태로 존재합니다. 여기서 산소를 떼어내야 순수한 철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철강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고로 방식.. 2026. 2. 27. 글로벌 무역장벽과 K철강 생존전략 : CBAM부터 Hyrex 요즘 뉴스를 보면 관세니 보호무역이니 하는 말이 참 많습니다. 저는 철강업계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인데요, 솔직히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뉴스보다 더 무겁습니다. 2025년에만 우리나라로 들어온 열연강판이 372만 톤이 넘었고, 이 수치는 계속 무섭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도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포스코를 비롯한 우리 철강업계가 어떻게 돌파구를 찾고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철강산업이 마주한 삼중고, 현실은 더 냉혹합니다철강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요즘 "산업의 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미국은 철강 제품에 관세를 올리겠다고 하고, 유럽은 역내 산업 보호.. 2026. 2. 24. 철강 엔지니어 시각에서 본 K-스틸 정책과 저탄소 전환 과제 제가 철강업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매일 아침 열연강판과 후판강판의 가격변동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중국산 저가 물량이 밀려들면서 국내 가격이 무너지는 걸 보면서도 원료비 한계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K스틸법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되더군요. 일반적으로 이런 법안들이 상징적 선언에 그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 법은 좀 다를 것 같습니다.구조재편, 보호막일까 신호탄일까K스틸법이 오는 6월 본격 시행되면 노후화된 범용 설비 중심 기업들은 공정거래법 특례를 활용해 사업 재편이 가능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제도적 지원이 나오면 업계가 환영할 거라 생각하지만, 제가 만나본 여러 국내 업체들은 오히려 복잡한.. 2026. 2. 23.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와 전기차 시장 변화, 철강 산업의 대응 전략 솔직히 저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제가 일하는 철강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배터리 무게가 줄어들면 차체 강도를 보완하기 위해 고강도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도 혜택을 받을 거라는 단순한 계산이었죠.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들여다보면서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건 단순한 배터리 교체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체의 구조를 바꾸는 혁신이었고, 철강 산업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제철산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로써 에너지변화, 산업군에서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입니다. 리튬금속음극이 바꾸는 배터리 패러다임일반적으로 배터리 용량을 늘리려면 음극재를 개선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입니다. .. 2026. 2. 11.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이 철강 산업에 남긴 교훈 제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저는, 회사에서 받은 주문량 그래프가 급락하는 걸 보면서, 저는 이게 단순히 우리 제품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두 번의 경제위기를 제조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같은 '위기'라는 단어로 묶기엔 너무나 다른 성격이었습니다. 저는 2006년부터 철강업체에서 일했고, 두 차례 모두 최전선에서 그 충격을 직접 보고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교훈이 있었기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결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금융시스템 붕괴가 제조업에 미친 충격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였습니다. 여기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2026. 1. 30.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