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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전략: 수소환원제철과 CCUS의 현실

by 하이파이브 2026. 2. 27.

철강 1톤을 만들면 이산화탄소가 1.89톤 나옵니다. 철보다 탄소가 더 많이 배출되는 구조입니다. 전 세계 산업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25%가 철강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저는 세계 최대 규모 일관제철소에서 근무하면서 이 문제를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더러운 철강"이라는 표현을 썼을 때, 업계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중국산 철강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사실 철강 산업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였습니다. 철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이산화탄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철강과 이산화탄소 발생

철광석은 자연 상태에서 산화철 형태로 존재합니다. 여기서 산소를 떼어내야 순수한 철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철강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고로 방식은 코크스(석탄을 압축한 것)를 사용해 이 산소를 제거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코크스의 탄소가 철광석의 산소와 만나 이산화탄소로 배출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면, 철을 만들려면 반드시 탄소를 써야 하고, 그 탄소는 결국 이산화탄소가 되어 대기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에너지 효율을 높여도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탄소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없습니다. 중국이 전 세계 철강의 67%를 생산하면서 이 문제는 더 커졌습니다. 중국 철강 산업만으로 중국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5%를 차지합니다. EU는 2021년부터 탄소국경세를 도입했고, 철강이 가장 먼저 타깃이 됐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철강업계에도 이제 탄소 감축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가 됐습니다.

수소환원제철, 정말 답이 될까

포스코가 추진 중인 하이렉스(HyREX) 기술은 코크스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합니다. 수소가 철광석의 산소를 떼어내면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나옵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해법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9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얼마 전 하이렉스 상용화 팀에서 일하는 지인과 통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그 친구의 말을 듣고 현실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기술 자체는 파이넥스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는 겁니다. 수소 공급망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데다가 수소 가격도 높습니다. 게다가 수소를 대규모로 운송하고 저장할 인프라도 부족합니다. 포스코는 2027년 데모플랜트를 완성하고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지만, 그 사이에 그린수소 생산 체계가 함께 구축되지 않으면 기술만 있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전력 믹스입니다. 수소를 만들려면 결국 전기가 필요한데, 그 전기를 화석연료로 만든다면 탄소 감축 효과가 반감됩니다. 수소환원제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 부분이 기술 개발만큼이나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CCUS와 수소환원제철 비교]

구분 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수소환원제철
풀네임 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 Hydrogen Direct Reduction Ironmaking
접근 방식 배출된 CO₂를 포집 CO₂가 나오지 않도록 공정 자체 변경
적용 대상 기존 고로 유지 고로 대체
기술 성격 후처리 기술 구조 전환 기술

CCUS, 과도기 기술일까 필수 기술일까

CCU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수소환원제철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고로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050년 철강 산업이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조강 생산의 53%가 CCUS 설비를 거쳐야 한다고 전망했습니다. 수소환원제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현재 CCUS 설비는 천연가스와 발전 분야에 집중돼 있고, 철강 분야 비중은 1%에 불과합니다. 

제가 일하는 제철소에서도 CCUS 관련 논의가 활발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장벽은 비용입니다. 고로 배가스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25% 미만으로 낮아서 포집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철강의 평균 포집 비용은 톤당 70달러 수준으로, 천연가스 대비 3배 이상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공간도 문제입니다. 지중이나 해저에 저장해야 하는데, 포집량이 늘수록 저장 인프라 확보와 운송 비용 부담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CCUS를 과도기 기술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린수소 공급이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CCUS 기술이 비용을 30달러 수준까지 낮춘다면, 각국의 세액공제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CCUS는 다시 핵심 수단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2030~2040년 중간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존 고로 설비를 유지하면서도 탄소를 줄여야 합니다. 이 구간에서 CCUS는 필수 기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아제강이 CCUS 전용 강관 수요에 대응하고 있고, 현대제철이 호주철강협회의 SSA 인증을 취득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저탄소 철강이 시장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철강 산업에서 수소환원제철과 CCUS 둘 다 필요합니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병행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수소환원제철이 장기 해법이라면, CCUS는 그 문을 열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기술입니다. 정부는 수소환원제철 R&D에 8,146억 원을 투입하고, 2050년까지 철강 온실가스를 8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확정했습니다. 기술 개발과 정책 지원이 맞물리고 있지만, 실제 전환 속도는 인프라와 에너지 시스템이 얼마나 빨리 따라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5년이 결정적 시기가 될 거라고 봅니다.

 

CCUS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3MSHPSWV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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