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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틸법, 위기인가 기회인가?

by 하이파이브 2026. 2. 23.

제가 철강업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매일 아침 열연강판과 후판강판의 가격변동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중국산 저가 물량이 밀려들면서 국내 가격이 무너지는 걸 보면서도 원료비 한계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K스틸법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되더군요. 일반적으로 이런 법안들이 상징적 선언에 그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 법은 좀 다를 것 같습니다.

구조재편, 보호막일까 신호탄일까

K스틸법이 오는 6월 본격 시행되면 노후화된 범용 설비 중심 기업들은 공정거래법 특례를 활용해 사업 재편이 가능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제도적 지원이 나오면 업계가 환영할 거라 생각하지만, 제가 만나본 여러 국내 업체들은 오히려 복잡한 표정을 짓더군요. 준비된 기업에게는 기회지만, 동시에 비용 부담도 커지는 구조니까요. 2025년 11월 27일  국회 본의회에서 가결된 K스틸법은 한국 철강 산업의 하나의 변곡점이 되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K-스틸법은 불법 수입재 단속을 강화하면서 시장은 안정화하고 저탄소 인증 및 인센티브로 친환경 기술을 촉진하며 통상 장벽을 대응하고 경제 안보 측면에서 기본적인 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K스틸법 주요 내용

구분 핵심내용 의미
산업 전략화 국가 차원의 철강 산업 기본계획 수립 철강을 전략 산업으로 격상
구조 재편 사업 재편·노후 설비 조정 지원 범용 중심 구조 개선
저탄소 전환 수소환원제철·전기로 등 기술 지원 탄소중립 가속
세제·재정 지원 저탄소 설비 투자 지원 기업 부담 완화
저탄소 인증 인증·우선 구매 제도 도입 프리미엄 시장 형성
통상 대응 반덤핑·우회 수입 차단 강화 국내 산업 보호

 

 제 경험상 이런 법은 보호막이라기보다는 산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정부가 시행령 초안 검토를 막바지에 두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이제 정말 준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탄소와 고부가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저탄소 철강 인증과 구매 인센티브를 기대하고 있지만, 솔직히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겁니다. 인증 자료 준비부터 시작해서 생산 공정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거든요. 전반적인 구조변화가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저탄소전환, 품질 스펙이 바뀐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탄소 데이터가 이제 새로운 품질 스펙이 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철강재 품질이라고 하면 강도, 연신율, 표면 품질 같은 걸 떠올리시겠지만, 실제로는 이제 탄소 배출량까지 관리 대상이 됩니다. 제가 담당했던 강재들이 인증과 양산 과정을 거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가 아직도 생생한데, 앞으로는 저탄소 인증 자료와 EU CBAM 관련 서류까지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올해 안에 국내 산업 특성을 반영한 저탄소 철강재 기준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봅니다. 원료 배합과 배출량에 따른 영향도를 분석하고, 탄소 지표를 신경 쓰면서 동시에 원가까지 최적화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원가만 최소화하면 됐는데, 이제는 탄소와 원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겁니다. 한국형 수소 환원제철 실증 사업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저탄소 철강재에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니, 이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기업의 성공을 결정할 거라 생각합니다. 

통상대응, 막막했던 현실이 조금 달라질까

EU가 세이프가드 조치를 TRQ(Tariff Rate Quota, 관세율할당제)로 전환하고 강화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저희 회사 사람들은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동안 철광석을 수입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기 힘들었는데, 이제 EU 관세 장벽까지 높아지니 출구가 안 보이더군요. EU는 철강 쿼터를 줄이면서 쿼터 외 관세를 높여 수입 억제 의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통상 협상에 나선다고 하면 형식적인 대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 경험상 이번만큼은 좀 달라 보입니다.

통상 차관보 등 고위급 인사가 현지에 급파되어 실무급 협상을 병행하고 있고, CBAM 관련해서는 국내 검증 기관을 통한 인증을 EU가 인정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불법 수입과 우회 덤핑 문제도 무역위원회, 관세청, 철강협회가 공조 체계를 구축해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데, 실제로 철강협회 제보를 바탕으로 관세청이 불법 수입재를 적발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더군요. 수입 신고 시 품질 검사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제도 개편도 추진 중이라니, 조강국 수입재 모니터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제 기술자도 통상 환경을 이해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술과 생산만 알던 시절은 지났고, 관세 구조와 탄소 규제까지 파악해야 제대로 된 전문가가 되는 거죠. 저희는 이 법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더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탄소 중립에 부합하는 일들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게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K스틸법이 한국 철강산업의 대전환 출발점이 되려면, 상징적 의미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구조 재편과 저탄소 전환, 통상 환경 대응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된 기업에게는 분명 기회가 될 거라고 봅니다.

 

K-스틸법
미국, EU 관세장벽 (AI 이미지)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fIvLC9S3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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