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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철강 시장 전망: BSI 반등, 수요 불확실성,

by 하이파이브 2026. 4. 3.

솔직히 입사 이래 이렇게 철강시장이 어두운 것은 처음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중동전쟁 시나리오 대응 회의가 연일 열리고, 숫자를 들여다볼수록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런데도 최근 BSI 데이터를 보면 미세하게나마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감지됩니다. 지금 시장이 어디쯤 와 있는지, 실적과 숫자를 보면서 현장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BSI 지표 반등

BSI(Business Survey Index)는 기업들이 경기 상황을 어떻게 체감하는지를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 그 알라면 위축 국면으로 해석합니다. 2025년 4월 전망 데이터를 보면, 가격 지표는 133으로 기준선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3개월 추이만 봐도 135에서 117로 꺾였다가 다시 133까지 올라왔습니다. 가격만 놓고 보면 반등 신호가 맞습니다.

재고 지표도 의미 있는 흐름을 보입니다. 101에서 93, 그리고 4월 전망은 85까지 내려왔습니다.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다는 것은 공급 과잉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공급 압박이 해소되면 시장 가격 지지력이 살아나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수주 지표도 85에서 83으로 빠졌다가 4월에 95로 반등했습니다. 수주란 앞으로 들어올 주문 물량을 의미하는 선행 지표로, 이 수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구매를 미뤄왔던 수요처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는 이 숫자들보다 훨씬 차갑습니다. 수주가 95라는 것은 아직 기준선 아래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업황 지표는 88로 기준선 100에 한참 못 미칩니다. 회복의 초입이라고 볼 수 있지만, 확장 국면으로 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솔직한 제 의견입니다.

중동전쟁과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

제가 속한 팀에서는 요즘 전쟁 시나리오를 놓고 내부 회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에 따라 수익성, 영향 범위,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4월 이내에 전쟁이 종결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이란의 조강 생산이 2026년 기준 약 15% 감소하겠지만, 다른 중동 지역은 큰 타격 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시적인 공급 부족은 발생하겠지만 2028년 전후로 회복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2차 파급 효과입니다. 분쟁이 에너지 가격 상승을 촉발하고, 이것이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면서 중동 이외 지역의 철강 수요와 생산까지 동반 감소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여파가 3~4개월 정도 이어진다면 철강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부진할 수 있습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 데이터에 따르면, 지정학적 분쟁이 에너지 가격에 연동될 경우 철강 생산 원가는 단기적으로 8~15% 추가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납니다. 수요 회복이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4월 조사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늘어나는 동시에 부정적인 응답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H형강처럼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인 품목이 있는 반면, 철근이나 스테인리스 강관 계열은 극히 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모든 제품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품목별로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4월 수요 회복의 핵심 변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쟁 종결 시점에 따른 에너지 가격 방향성
  • 중국의 조강 생산 증감 여부 (고로 기반 원가 구조로 상대적 가격 경쟁력 유지)
  • 각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정책 속도
  • 품목별 수요 회복 격차 (H형강 vs. 철근, 스테인리스)

제가 보기엔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수요 회복 시나리오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는 있지만, 확신하기엔 아직 미지수인 변수가 많습니다.

수익성 압박과 원가 경쟁력 확보

철강 가격이 올라도 기뻐할 수 없는 구조는 확실합니다. 비용 구조 자체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무역협회의 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2년 대비 2024년 기준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납니다.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수익성이 비례해서 회복되는 구조가 아닌 겁니다.

여기서 마진 압박(Margin Compression)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마진 압박이란 판매 가격은 일정 수준에서 묶여 있는데 원재료·에너지 비용은 계속 오르면서 기업의 실질 이익이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고로(高爐) 생산 방식, 즉 철광석과 코크스를 이용한 전통적 대규모 제철 공정을 가진 중국 철강 사들은 원유와 가스 가격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습니다. 그 결과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한국 철강 사들은 더 큰 마진 압박에 시달리게 됩니다.

철강 수요산업, 즉 자동차·조선·건설 같은 전방산업에 비용 상승을 그대로 전가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수요 업체들 역시 업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입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현장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힘을 쓰고 있습니다. 공정별로 실패 비용(Failure Cost), 즉 불량률, 재작업, 폐기 손실처럼 생산 과정에서 낭비되는 비용을 뜯어보고 있습니다. 에너지 집약적인 공정을 생략하거나 통합하는 방식으로 가공비를 줄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익 마진이 풍족했던 시절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한 단계 앞선 공정 기술력과 원가 효율을 갖추는 것이 지금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지금 철강 시장은 단순히 가격이 오르내리는 사이클 조정이 아닙니다. 수요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바뀌고, 품목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구조 재편이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간에서 섣불리 낙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BSI 지표가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신호는 분명히 잡히지만, 확장 국면으로 가기까지는 적어도 몇 개월의 추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원가 경쟁력을 하나씩 쌓아가는 시간으로 쓰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현장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또는 경영 조언이 아닙니다.

 

BIS지표 Business Survey Index
BIS지표 Business Survey Index와 철강가격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2pSQAEHb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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