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S&P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와 비슷한 9,200만 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시장이 부진한 반면, 인도와 아시아 신흥 시장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합니다. 저는 철강업계에서 자동차용 강재 생산과 제어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런 전망이 우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소형차는 700~800kg, 중형차는 900~1100kg, 대형차는 1200kg 이상 수준의 철강재가 사용되므로 자동차 생산량은 곧 철강 수요와 직결됩니다.
2026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왜 정체될까
내년 자동차 시장이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입니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주요 자동차사들이 공급망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원가가 올라가고,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가격이 인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은 더 복잡합니다. 신에너지차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내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본토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2,730만 대에서 내년 2,700만 대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예전에 중국 자동차사들이 공격적으로 물량을 늘리던 시기를 지켜봤는데, 지금은 그때와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중국 업체들은 이제 미국 외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반면 인도는 단순 소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조 허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인하 효과로 내년 생산량은 약 650만 대로 예상되는데, 1분기부터 주요 자동차사들이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어 실제로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2028년까지 생산 능력을 150만 대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유럽과 일본도 각각 1.3%, 2.7% 성장이 예상되지만,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입니다.
- 2025년 ~2026년 지역별 자동차 생산전망 (출처 : S&P Global)
| 지역 | 2025년 생산(백만대) | 2026년 생산(백만대) | 증감(백만대) | 증감률(%) |
| 북미 | 15.3 | 15.0 | -0.33 | -2.2% |
| 중국(본토) | 32.9 | 32.5 | -0.40 | -1.4% |
| 서·중부유럽 | 14.1 | 14.0 | -0.10 | -0.7% |
| 일본 | (약 7.9 수준) | 7.93 | 보합 | - |
| 한국 | 4.0 | 3.91 | -0.09 | -2.3% |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유지되지만 속도는 둔화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는 전년 대비 약 29%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 증가율은 18%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판매량은 1,749만 대, 점유율은 18.6% 정도입니다. 솔직히 저는 전기차 전환이 더 빠르게 진행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유럽과 북미에서 내연기관 규제가 완화되면서 BEV 시장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의 연비 규제 완화로 고수익 내연기관 모델 생산이 다시 확대되고 있습니다. Stellantis는 약 130억 달러를 투자해 4년 내 트럭과 SUV 위주로 미국 생산을 50% 늘릴 계획입니다. 유럽은 독일이 보조금 재개를 검토하고 있고, 인도는 전기차 생산 인센티브를 확대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합니다. 제 경험상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증가로 차체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에 철강 사용량이 크게 줄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강도강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엔진 부품이 줄고 배터리 하우징 강재가 늘어나는 전환이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만은 아닙니다.
자동차용 철강업계,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자동차 차체 구조인 BIW(Body In White)는 자동차의 뼈대로, 전체 철강 사용량의 50~60%를 차지합니다. A, B, C 필러, 루프 레일, 사이드 멤버 같은 부품들이 여기 해당하고, 충돌 안전성을 위해 고강도강이 필수입니다. 저는 생산 라인에서 이런 강재들의 물성을 안정적으로 맞추기 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성분과 열처리 조건, 압연 조건을 조금만 달리해도 물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섬세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샤시 부품은 하중을 받는 구조물로 전체의 15~20%를 차지합니다. 서브프레임, 로어암, 서스펜션 부품들이 여기 속하는데, 피로 강도, 내충격성, 내구성, 내식성이 모두 요구됩니다. 부품마다 요구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강재의 성분도 다르고, 조직을 만들기 위한 공정도 달라집니다. 제가 실제로 담당했던 업무 중 하나가 이런 조건들을 최적화하는 일이었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엔진 부품 수요가 줄고 배터리 하우징이나 차체 보강재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지면서 내년에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고강도 특수강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철강 사들은 이런 변화에 대비해 핵심 경쟁력을 미리 갖춰야 합니다.
철강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당면한 환경과 철강 산업이 마주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같습니다.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무역 규제, 미국과 중국의 구조적 수요 부진, 공급망 재구축 리스크 등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철강업계 실무자로서, 자동차사들의 전략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의 글로벌 성장 전략과 폭스바겐 그룹의 중국 현지 개발·생산 체제 완성 전략이 성공할지 주목해야 합니다. BMW는 2025년 하반기부터 2년간 40개 신모델을 출시하고, 차세대 전기차 노이어 클라세(Neue Klasse)로 경제성을 확보하려 합니다. 중국 Chery는 전년 대비 24만 대 늘린 150만 대를 수출하며 유럽과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철강사들이 고강도 특수강 비중을 확대하고, 생산 체제를 안정적으로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자동차사들의 신모델 출시 일정, 지역별 생산 계획, 전기차 라인업 강화 전략을 면밀히 추적해야 합니다. 인도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철강업계가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합니다.
2026년 자동차 시장은 정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지역별, 차종별 편차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철강업계는 이런 변화를 읽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저는 자동차와 철강이 함께 성장하던 시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의 조정기가 단순히 위기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체질을 바꾸고 경쟁력을 다시 쌓을 기회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읽고, 그에 맞춰 우리가 무엇을 준비할지 결정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