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대인과 하브루타 교육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은 많은 육아서에서 다룬 내용으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접해 봤을 것입니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브루타는 토라나 탈무드를 공부할 때 유대인들이 서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답하며 토론하는 형태로 유대인의 문화 속에는 하브루타가 기반이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유대인은 일생 동안 방대한 양의 탈무드를 공부한다고 합니다. 이런 탈무드는 시작과 끝이 없습니다. 즉 아무리 뛰어난 지혜라도 매일 살아가는 삶으로 새로워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탈무드의 한두 구절을 가지고 한참 동안 논쟁을 벌이는데 이런 하브루타 공부법을 평생 한다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여기서 '질문'이라는 것은 자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유대인 부모들은 생각합니다. 그들은 늘 '답을 얻기 위해 스스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질문은 무엇일까?를 고민합니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세상의 모든 것에 강렬한 호기심으로 무수한 질문을 합니다. 이 시기에 호기심과 자기 동기, 질문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교육은 성공적입니다. 이것은 바로 통찰력이며 배운다는 것은 통찰력을 얻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하브루타는 통찰력을 기르는데 아주 탁월한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논쟁과 토론이 하브루타와 다른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전통적인 토론과 논쟁은 설득과 합의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옳다는 해답이 결론이 도출되면 그 과정은 끝이 납니다. 또한 설득을 하여 내 생각이 맞는 것을 관철시켜 토론과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하브루타는 텍스트를 세밀하게 연구하고, 단 하나의 옳은 정답이 아니라 가장 좋은 해답을 구하기 위해 꼬리를 무는 토론에 몰두합니다. 그 과정 자체가 학습의 목적이 되며, '열린 토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브루타 교육에 대한 위대함은 세계 최고의 노벨 수상자들의 통계적 수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노벨상 수상자의 30%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또한 세계의 모든 정상에는 유대인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스티븐 스필버그... 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많은 사람들이 유대인입니다. 이에 두뇌 발달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 하브루타라고 할 수 있으며, 두뇌를 자극하는 과정이 하브루타에 녹아져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애착을 형성하는데도 하브루타가 아주 효율적입니다. 유대인들은 가족 하브루타를 실행하면서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안식일 만찬을 위해 모여 2시간에서 길게는 7시간 대화를 나눕니다. 유대인들의 경제교육 또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 주는 대신 돈을 미래의 투자임을 깨닫게 하는 교육방법으로 성인식이 되면 모이는 부조금으로 자녀들의 이름으로 예금, 적금, 채권 등을 사서 펀트에 넣어 놓습니다. 유대인들이 하는 교육에는 "쩨다카 정신"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 수입의 10% 정도를 남을 돕는 기부금을 냅니다. 이런 기부정신은 어린 시절부터 쩨다카를 실천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문화입니다.
2.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 아이의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
아이들이 사고하고 질문할 수 있도록 독서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독가로 만들려는 노력보다는 단 한 권을 읽더라도 '살아있는 독서'가 되게 해야 합니다. 책을 통해 지식을 많이 넣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부모와 소통하고 공감하며 감정을 교류해야 합니다. 즉 책을 읽는 독서습관은 '더 많은 질문, 더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만들어져야 합니다. 특히 베드타임 스토리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매우 좋습니다. 유대인 부모는 자녀에게 하루의 많은 경험 중 나빴던 일, 슬펐던 일을 그날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또한 유대인의 인성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천국의 식탁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같이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고민과 생각을 같이 이야기합니다. 유대인의 식탁은 자녀의 인격 형성에 매우 중요한 장소이고, 이 공간은 자녀에게 질문을 던지는 기회며, 자유로운 토론이 허심탄회하게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유대인들은 놀이와 공부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호기심이 먼저고 그다음 지식이 있다고 합니다. 유대인의 공부방법 중 가장 특이한 부분이 바로 시끄러운 유대인의 교실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흔히 조용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대인들의 교실은 토론과 논쟁으로 시끌벅적합니다. '교육'이라는 말의 어원은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교사는 답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여 결론에 다다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한국 부모들과는 달리 유대인은 가족과의 시간을 제일 우선으로 여깁니다. 그들에게 성공이란 늘 가족의 중심에 둔 궁극적 가치로 여깁니다. 우리는 하루에 10분 정도 아이에게 집중해서 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행복한 그림을 그리고 행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듣는 교육'에서 '묻는 교육'으로 초점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부모로서 아이를 정답의 노예가 아닌 해답의 주인으로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해답은 풀어낸 답으로 매우 다양할 수 있고, 최선책과 차선책이 존재합니다. 즉 아이의 내적인 동기와 자발적 동기를 유발하는데 집중하며 자녀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키워주는 것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길임을 믿어야 합니다.
3. 책을 읽고
나는 하브루타에 관심이 있어 이 책을 읽고, 얼마 뒤에 하브루타 교육 문화연구소의 강의를 우연한 기회에 듣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서술한 일반적인 내용보다 더 상세하게 질문하는 법에 대해서 배웠고, 실제 이야기를 읽으면서 짝을 지어 질문을 하는 실습도 했습니다. 흔히 아는 토끼와 거북이라는 이야기를 읽고 내 파트너와 나는 질문을 하는데 너무나 서툴렀고 여기서 질문이 나올 수 있는지 조차 의문인 표정으로 멀뚱멀뚱 쳐다만 보았습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 정답과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어른인 우리에게 '질문'이란 좀 번거롭고 귀찮고 어떻게 하는 건지 조차 모르는 대상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이 대대로 물려오는 하브루타 문화는 태어나기 전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형성이 되어 가족 중심으로 아이의 행복을 위한 자발적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처럼 모방하여 살 수는 없지만 그들이 실천하는 하브루타의 효과성을 본다면 우리도 한번 교육의 실체를 파악하고 변화를 추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정답의 개수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고, 아이가 얼마나 많은 질문을 통해 호기심과 열정을 키우고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애착을 형성하고 서로의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고 논쟁하는 문화도 가정에서부터 실천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